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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다는 감정은 무엇인가?

by 천년해후 2023. 3. 13.

1. 종래의 가르침

불가에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매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가르친다. 원문은 화엄경에 나온다. 若人欲了知三世一切佛(약인욕료지삼세일체불) 應觀法界性一切唯心造(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사람이 부처를 알고자 한다면 법계의 본성을 보아라.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성경에 '천국은 네 속에 있다.'고 하였다. 원문은 루가복음 1720절에 나온다. Now when He was asked by the Pharisees when the kingdom of God would come, He answered them and said, "The kingdom of God does not come with observation; "nor will they say, 'See here!' or 'See there!' For indeed, the kingdom of God is within you." (New King James Version. 1980)

밀턴은 <실락원>에서 '마음이 천국을 만들고 또 지옥을 만든다.'라고 하였다. 천국과 지옥이 마음에 있으니, 마음가짐에 따라 세상 보는 눈이 달라져 불행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유명한 사례로서, 원효대사가 중국으로 유학 가던 길에, 동굴에서 잠자다 목이 말라 어둠 속에서 어떤 그릇에 담긴 물을 맛있게 먹었으나, 다음 날 해골에 고인 물임을 알고 구역질을 하게 된 자기의 마음을 성찰하면서 일체의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고 유학을 그만둔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다 알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감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람들은 행복을 느낄 줄은 알지만 두뇌의 작용이 어떠하기에 행복을 느낀다고 설명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자극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이 개인차의 원인은 유전적인 소질과 후천적 습득일 것이다. 신경심리학에 의하면 육체가 어떤 상태에 도달하면 뇌가 그것을 행복으로 느낀다고 말한다. 명상 수행자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단순히 마음 다스리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의 육체가 안정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 다스리기에 의해 육체가 안정 상태에 도달한 것이고 그 육체의 신호를 받은 뇌가 행복을 느끼는 것이므로 일체 유심조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2. 최근의 연구 결과

어느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행복을 느끼는 순간 몸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 안다면 인위적으로 행복을 경험하려는 노력이 가능하게 되어 인간은 행복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슈테판 클라인은 <행복의 공식, The Science of Happiness. 2006>에서 뇌가 쾌적한 기분을 생산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며 행복을 학습하는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어떤 노력에 의한 성취의 보상에서 얻는 기쁨 보다는 그 보상을 바라고 기대하는 마음이 곧 기쁨이라고 한다. 이 결론은 신경생물학자들이 기쁨을 느끼게 하는 신경물질을 뇌에서 측정한 결과 얻은 것이다. 좋은 감정을 습득하는 것은 뇌의 연결망에 의하는데 이 연결망은 유년기에 잘 형성되지만 성인도 계속 형성시키고 변경시킨다. 뇌의 수많은 신경세포들은 노력에 따라 새로운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인터넷 바둑을 자꾸만 두어 한 급이 올라가는 것이나 게임에서 승리하여 게임머니를 많이 따는 것이나 실생활에 아무 이익이 안 되어도 사람들은 그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바둑이나 게임이 우세한 상황으로 전개되면 두뇌는 기쁘다고 느낀다. 그런데 막상 한 급이 올라갔다는 판정을 받거나 게임에서 승리를 얻으면 그 즐거움은 곧 사라진다. 이 현상은 최근에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측정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년봉 1억을 받는 사람이 100만원을 더 받게 되면 그 한계효용이 별로 인데도 그것을 성취하려고 노력한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게 될수록 그 기대감에 행복을 느낀다. 막상 100만원 더 받고 나면 행복한 마음은 곧 사라진다.

3. 몰입의 즐거움

행복한 감정은 순간으로 끝나는가 아니면 지속적인가? 어떤 목표를 성취한 순간은 분명히 기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음을 사람들은 경험으로 안다. 그렇다면 행복은 순간적이란 말인가?

최근의 신경심리학의 결론은 이렇다: 행복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어떤 일에 몰입한 상태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그 목표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일에 몰입하면서 목표 달성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 바로 그 감정이 곧 행복의 감정이다.

예로서 영어 공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는 물론 목표를 설정했다. 귀가 트이는 것이 첫 번 목표요 입이 트이면 금상첨화라고 목표를 정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면 발전한 것이므로 이와 같이 발전하는 데에 즐거움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사실은 공부하는 과정에서 , 이제는 전보다 더 잘 들리는 구나. 나는 지금 목표에 다가가고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면 바로 그것이 행복하다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행복은 있는 것이다. 막상 목표에 도달하면 행복은 어느 듯 사라진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왜 골프에 미치는가? 골프 치는 동안에 내내 행복한가? 잘 맞으면 기쁘고 잘 안 맞으면 기분 나쁘다. 승률은 반반인데 왜 자꾸만 내기를 하나? (사업상 고객의 만족을 주기 위해 억지로 치는 경우를 제외하자.) 내기에 지면 더욱 기분 나쁘다. 늘 이기는 것도 아닌데 왜 골프에 빠지나? 어디에 즐거움이 있기에 골프를 계속하는가? 핸디가 줄어드는 목표를 달성해서? 싱글이 되고 나면 계속 기쁨이 유지되는가? 분명 그렇지 않다. 싱글이 되어 계속 기쁘다면 더 이상 골프를 치지 않을 것이다. 싱글이라는 목표를 달성했고 그래서 안 쳐도 기쁘다면 더 이상 필드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고찰로써 우리는 목표 달성에 기쁨이 있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승리 자체에 기쁨이 있는가? 그렇다면 한번 승리하면 되지 왜 자꾸만 승리하려고 하는가? 목표 달성 그 자체에 기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증가하는 과정이 기쁨을 주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4. 결론

행복하려면 목표를 세우자. 그 목표는 아무 것이라도 좋다. 그리고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자. 몰입하면서 노력하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목표에 다가가고 있음을 알게 되면 뇌는 행복을 느낄 것이다. (게임 머니 따기, 바둑 급수 올리기 등의 목표를 세워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 기왕 목표를 세울 것이라면 나 이외의 사람(: 가족)에게도 유익하면 더 좋다. 게임은 당사자에게만 즐거움을 준다. 그러니 게임에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 대신에 다른 목표를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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